2화

3052 Words
이주호는 권우진만큼 재수 없진 않지만, 여전히 나를 짜증나게 한다. 그는 권우진보다 조금 작고 덜 근육질이며, 뾰족하게 뻗은 탁한 금발 머리와 푸른 눈을 가지고 있다. 평소처럼 그는 검은 양복을 입고서도 머리에 파란 반다나를 두르고 있다. 반면 지형원은 중간 키에 슬림한 체형이다. 그는 빨간 머리에 깔끔하게 다듬어진 머리, 초록색 눈, 두꺼운 테의 안경을 쓰고 있다. 그가 아마도 가장 차분한 사람일 것이다. 그는 절대 손을 더럽히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 둘과 어울리기 때문에 나는 그도 싫어한다. 나는 눈을 굴리며 말했다. "정말이지, 내가 필요로 하는 거였네. 우리 오빠의 짜증나는 친구들 세트." 이주호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유 없이 참 매정하네, 윤아야. 우리는 그냥 널 챙기고 있는 거야, 여동생님." "날 챙기는 거라면, 너희는 나를 항상 괴롭히지 말아야지." 나는 팔짱을 끼고 그들을 노려보며 대꾸했다. 권우진이 담배를 한 번 더 피우는 동안 그의 강렬한 시선은 내게서 떠나지 않았다. "그건 우리가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이야, 야옹아. 너도 좋아하잖아." 아니. 난 아니거든. 이주호는 내 어깨에 팔을 얹고, 나는 불쾌한 접촉에 몸을 굳혔다. "말했잖아, 난 괜찮아. 아무도 걱정할 필요 없어, 특히 차태경은. 성호가 내 남편이야. 그가 나를 돌봐줄 거야." 내가 주장했다. "윤아야, 갈 준비 됐어?" 성호의 목소리가 긴장을 뚫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드디어 그가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로부터 구해주러 와서 안도감이 밀려왔다. 성호의 시선이 내 주위의 세 남자 사이를 오가며, 이주호의 팔이 내 어깨에 무심하게 얹혀 있는 것을 보고 그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내 아내랑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녀에게서 손 떼!" 그의 목소리는 크고 당황스러웠다. 몇몇 다른 손님들이 밖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재빨리 그들과의 거리를 두고 성호에게 달려가 그의 가슴에 손을 얹어 진정시켰다. "괜찮아, 자기야. 그냥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던 거야." 나는 속삭이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진정시키려고 했다. 나는 이미 그가 술을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 그가 싸움을 시작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의 숨결에는 날카로운 알코올 냄새가 나고, 그의 눈은 초점이 맞지 않은 단단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내 친구들과 가족들이 널 창녀라고 생각하길 바라는 거야?" 내 남편이 위협적으로 속삭인다. "더 이상 날 당황하게 하기 전에 차에 타." 나는 고개를 숙였다. 내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데도 수치심이 밀려왔다. 내 마음은 가라앉고, 목에 무언가 걸린 것 같았다. 나는 우리의 결혼식 밤에 싸우고 싶지 않았다. 나는 몇 분 전까지 우리가 즐기고 있던 모든 재미와 행복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우리를 배웅해주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 나는 작은 목소리로 물으며, 우리의 손님들이 여전히 축하하고 있는 집을 다시 쳐다봤다. "너무 화가 나서 그럴 수 없어. 그냥 떠날 거야."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내 팔을 잡았고, 그의 손톱이 내 피부에 아프게 파고들어, 나는 움찔했다. 괜찮아, 그는 그냥 취한 것 뿐이야. 이건 내 남편이 아니야. 나는 스스로에게 상기시켰다. 권우진, 이주호, 지형원을 올려다보니 그들의 표정은 긴장되고 치명적이었다. 권우진의 늘 웃고 있는 얼굴은 사라지고, 살기를 띤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심지어 지형원의 느긋한 태도도 경계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주호가 앞으로 나서며 눈을 가늘게 뜨지만, 나는 재빨리 고개를 흔들며 그들에게 그냥 넘어가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주호는 턱을 굳히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윤아야, 그와 함께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가 너에게 그렇게 말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하다니, 권우진과 내가 저녀석의 턱을 부러뜨려야 할 것 같거든." 안 돼. "내가 내 아내와 함께 떠나지 못하게 할 권리가 어디 있어? 네 자리나 지켜, 미친놈아." 성호가 씩씩거리며 나를 차로 끌고 간다. "그딴식으로 말하지마." 권우진이 위협적인 목소리로 경고한다. "아니면 뭐?" 성호를 술에 취해 자신감이 넘쳐 대꾸했다. 권우진은 앞으로 나서며 쉽게 성호를 압도한다. 그는 약 188cm이고 그의 두 배의 무게를 가지고 있으며, 탄탄한 근육도 있다. "아니면 네 얼굴을 짓뭉개놓을 거야." 권우진이 위험하게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나는 그들 사이에 서서 성호의 가슴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밀어냈다. "자기야, 제발 그만해. 우리의 결혼식 밤에는 안 돼." 나는 애원하며 눈물이 차올랐다. 긴장은 느껴질 정도로 두껍고, 한때 평화로웠던 분위기를 짓눌렀다. 그가 정말로 오토바이 조직의 세 남자를 계속 도발할 생각인가? 만약 그들이 그를 공격하기로 결정하면 오빠가 여기 나와서 그들과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데? 성호의 얼굴은 분노와 굴욕감으로 일그러졌다. "지금 정말 저 사람들의 편을 드는 거야?" 그가 내 얼굴에 소리쳤다. "윤아는 네가 얻어맞는 걸 막으려고 하는 거야, 친구." 지형원이 개입했다. 그의 평소 차분한 목소리는 짜증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그의 숲 같은 초록색 눈은 보통 안경에 가려져 있지만, 지금은 분노로 불타오른다. "난 그녀에게 말하고 있었어!" 성호가 다시 나에게 분노를 돌리며 소리친다. 나는 내 남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내 앞에 있는 분노에 찬 괴물 뒤에 있는 사람에게 닿으려고 한다. "제발, 그냥 가자." 나는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부탁했다. 내 목소리는 떨렸다. 내가 느끼는 두려움이 도통 숨겨지지 않았다. 그는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나를 내려다보며 노려본다. "좋아. 하지만 다시는 이 자식들과 혼자 있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알겠어?" 나는 그가 더 이상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기 전에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우리 3학년 때 챔피언십 경기 때와 같다. 그때 그는 상대 팀 공격수와 큰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위험이 더 크다. 권우진과 이주호는 그를 죽일 것이고, 지형원 지켜볼 것이다. 나는 결혼식 밤에 내 남편이 죽는 모습을 봐야만 할 것이다. "가자, 가자." 나는 부드럽게 중얼거리며 성호를 차로 끌고 갔다. 나는 그들을 보지 않지만, 차를 지나칠 때 그들의 뜨거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출발하고 성호가 교통을 빠르게 지나치면서도, 나는 고개를 숙이고 떨리는 손을 바라봤다. 차 안의 침묵은 숨 막힐 듯하고, 말로 표현되지 않은 분노와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호등에서, 나는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성호의 손이 내 뺨에 내리꽂혔다. 날카로운 고통에 나는 숨을 헐떡였다.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마. 너는 밖에서 나를 약하게 보이게 했어, 그들을 이길 수 있었다고." 그는 분노에 차서 으르렁거린다. 조용하고 절박한 흐느낌이 내 입에서 새어나왔다. 그가... 나를 때렸다. 그는 정말로 나를 때렸다, 그것도 우리의 결혼식 밤에. 지금 당장 차에서 내려야 할까? 하지만 나는 즉시 그 장면을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한다. 내 잘못이었다. 나는 성호가 얼마나 소유욕이 강한지 알고 있다. 나는 오빠의 친구들과 밖에 있지 말았어야 했다. 비록 우연이었더라도. 킹을 거기서 봤을 때, 나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어야 했다. "미안해, 자기야." 나는 부드럽게 말한다. 내 목소리는 차 엔진 소리보다 겨우 들릴 정도로 작다. "그래야지." 그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의 호흡은 점차 느려졌다. "널 때리려던 건 아니었어. 하지만 우리가 이 결혼을 유지하려면, 넌 날 화나게 하지 말아야 해, 알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뺨이 욱신거렸다. "알겠어." 나는 우리의 결혼을 성공시키고 싶다. 내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돌아가셨고, 비록 위험한 사람이었지만, 그들은 행복하고 사랑했다.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다. 행복한 결혼. 나는 오늘 밤 성호를 극한으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더 조심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사이의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다. 성호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얼굴이 여전히 아프지만, 나는 그의 손에 내 손을 얹었다. 그의 손길은 단단하고, 소유욕이 느껴졌다. "사랑해."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도 사랑해." 나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말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려 애쓰며. 하지만 그의 사랑이 나를 조금씩 부수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게 만드리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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