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문 열어, 차윤아!"
김성호가 소리치며 침실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문이 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심장이 쿵쾅거리는 가운데, 나는 아기의 침대에서 지유를 안아 올려 작은 소음 차단 헤드폰을 그녀의 귀에 씌운다.
"미안해, 우리 아기. 엄마가 여기서 나가게 해줄게."
나는 그녀의 볼에 내 볼을 대며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녀의 순수한 온기에서 위안을 얻는다.
나는 그에게 경고했다. 딸 앞에서 날 때리면 그날로 끝이라고. 하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오늘 밤, 그는 나를 너무 세게 때려서, 바닥에 앉아 있는 딸 위로 거의 넘어질 뻔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의 분노와 좌절을 참아냈지만, 지유가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라게 할 수는 없다. 그녀가 겨우 7개월밖에 되지 않아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나는 그녀가 그걸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미안해, 여보.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꽃과 타이레놀, 그리고 얼음팩을 가져왔어. 사랑해.
네가 날 떠나면, 내가 널 찾지 못할 곳은 없어. 우리 다 같이 죽는 거야.
빈말뿐인 사과에 지쳤다. 사랑의 폭탄 세례. 끝없는 화해와 결별의 반복, 계속해서 반복되는.
내 딸은 더 나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
나도 더 나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
김성호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다. 그의 주먹이 문에 부딪힐 때마다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맹세컨대, 차윤아. 이 빌어먹을 문을 열지 않으면, 일주일 동안 걷지 못하게 만들 거야!"
그는 으르렁거리며,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그의 타격은 더 강해지고, 나를 벌주려는 결심이 더 강해진다.
심장은 쿵쾅쿵쾅 뛰고, 그 소리는 귀에 울린다. 나는 기저귀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창문을 열어젖혔다.
우리 집은 1층이라서 떨어져도 별로 다치지 않는다. 지유를 가슴에 꼭 안고 창문을 넘어 마당을 가로질러 달렸다. 맨발이 거의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예비 열쇠가 주머니 속에서 무겁게 느껴졌다. 집 모퉁이를 돌아 도로에 주차된 내 차로 향했다.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자물쇠에 꽂고 손잡이를 당겨 앞좌석에 올라타고 문을 잠근다.
급히 뒷좌석으로 가서 주리를 카시트에 묶었다. 그녀의 헤이즐 눈동자가 순수한 경이로움으로 나를 바라봤다. 우리를 둘러싼 위험은 전혀 모른 채.
"미안해, 내 사랑스러운 아가. 잠시 동안 태경이 삼촌을 만나러 갈 거야."
나는 그녀를 묶으며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내 가족이나 친구들은 지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그녀가 태어난 이후로는 아무와도 연락하지 않았다. 김성호가 그렇게 만들었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고립시키고, 그가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끊임없이 주입시켰다.
그리고 어쩌면 나는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밤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이 엉망진창인 세상을 만든 이가 보란 듯이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내 작은 딸이 누릴 자격이 있는 엄마가 되겠다고.
나는 운전석에 다시 몸을 싣고, 여전히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꽂아 시동을 걸었다. 차가 시동이 걸리자, 김성호의 분노에 찬 얼굴이 창문에 나타났다. 그의 피투성이 주먹이 유리를 두드린다.
나는 깜짝 놀랐고 지유가 울기 시작했다.
"널 죽일 거야, 차윤아! 널 죽이고 뒷산에 묻어버릴 거야!"
그가 으르렁거렸다. 그의 주먹이 차를 두드릴 때마다 두려움과 불안이 나를 휘감는다.
그는 정말로 그럴 것이다. 내가 본 중 가장 화가 난 모습이며, 이번에는 정말로 선을 넘을 것이다. 나는 죽고, 지유를 해치는 것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안 돼. 우리는 떠나야 해.
나는 핸들을 단단히 잡았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한다.
"비켜, 김성호!"
내가 외쳤다.
"비키지 않으면 널 치고 갈 거야!"
나는 정말로 그럴 생각이다.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의 파란 눈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가속 페달을 밟아 차를 뒤로 움직였다. 그는 발이 치이기 직전에 물러서고, 나는 속도를 내어 달린다.
나는 한참 동안 운전하며, 시야를 맑게 하기 위해 눈물을 닦았다. 지유는 마침내 진정하고 다시 잠들었지만, 우리는 아직 안전하지 않았다. 김성호는 지금 내 차를 추적하고 있을 것이고, 내가 빨리 차를 버리지 않으면, 그는 우리를 찾을 것이다. 그렇게 둘 수는 없다.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숨을 헐떡인다. 나는 빨리 내 전화를 찾아야 한다. 그것도 버려야 할 것이다. 김성호는 내가 집을 나설 때마다 나를 추적했으니까. 길 건너 가게에 가는 것조차. 2분이라도 늦으면, 내 차를 운전할 권리가 그 달 동안 박탈되었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전화를 잡고 차테경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바로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간다. 두 번 더 시도한 후, 그가 듣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음성 메시지를 남긴다.
"차태경... 오빠, 기회가 되면 전화 좀 해줘."
목소리를 떨지 않으려 애썼지만, 심장은 말처럼 뛰고,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나는 여전히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주리를 돌아봤다.
"우린 괜찮을 거야."
사실상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다.
"우리를 안전하게 지킬 거야."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이 없다. 그는 우리를 찾아내고, 그 지옥 같은 곳으로 끌고 갈 것이다. 내가 그를 경찰에 한 번 신고했지만, 부유한 부모가 김성호의 죄를 어떻게든 덮어주었다. 그는 다시 그렇게 할 것이고, 이번에는 나를 때리는 대신 죽일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이 떠오른다. 내 인생에서 다시는 말하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 하지만 그가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다른 사람의 번호다. 내가 부탁하면 도와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며, 여기서 20분 거리에 산다.
마지못해 그의 번호를 누르며, 그가 번호를 바꾸지 않았기를 바란다. 그의 개인 번호를 아는 사람은 몇 명 없지만, 이상하게도 김성호와 사귀고 몇 달 후에 그 번호를 나에게 주었다.
그는 첫 번째 신호음에 전화를 받았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을 느끼며 나는 절박하게 말했다.
"권우진, 차태경이 전화를 받지 않아. 제발. 네 도움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