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
엔비가 계단을 내려갈 때, 열기가 제2의 피부와 같이 내부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긴장된 근육을 풀기 위해 힘쓰면서 무대로 이동했다. 트레버가 있는 방향으로 몇 걸음을 내딛자 그녀는 맨살에 손끝이 부드럽게 닿고 타인들의 낯선 몸이 그녀의 몸을 스치고 미끄러져 마치 섹스할 때의 느낌과 같은 분위기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댄스 플로어는 그녀가 다녔거나 일했던 다른 클럽들보다 어두웠고 그런 은밀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개별 커플들이 춤을 추는 것 보다는 여럿이서 그룹으로 춤추는 이들이 주로 있는 듯하며 그들의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인가 분위기의 변화를 느낀 그녀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손끝이 낯선 사람들을 스치면서 천천히 두 손을 들었다. 엔비는 이어서 뜨거운 음악의 박자에 상응하여 몸속의 아드레날린의 격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트레버를 보는 것을 기대하지 않고 잠시 눈을 감고 욕정의 소리라고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음악에 맞추어 함께 간간히 몸을 움직였다.
덧없는 손길이 점점 대담해지는 것을 느끼자 엔비는 눈을 뜨고 몇몇 남성들의 가슴을 응시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는데, 어떤 이들은 단추를 풀지 않은 셔츠 사이로 피부를 드러내고 어떤 이들은 매우 육감적인 타이트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눈이 마주칠까 봐 감히 그들의 얼굴을 올려다보지 못했다.
조금 흥분한 느낌을 받은 그녀는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고 그들이 이 유혹적인 춤사위 속에서 그녀를 따라오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댄스 케이지의 차가운 철창살이 등에 닿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작은 플랫폼 위에서 댄서들을 천천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