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의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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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들썩임 끝에 비행기가 안정적으로 달려가 활주로 끝에 서서히 멈춰 섰다. 안전벨트 등이 꺼지자, 민 대표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냈다.   “김 변호사! 어떻게 된 겁니까? 왜 연락도 없고! 지금 공항에 대기하고 있어요?”   “아, 죄송하지만, 도와드릴 수 없게 됐습니다.”   “뭐요? 그게 무슨 소립니까!”   버럭 터진 언성에 놀라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자세를 한껏 낮췄다. 이마 위에 헝클어진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 넘기자, 일그러진 이마 위에 퍼런 힘줄이 드러났다.   “회장님 지시라서요. 이제는 제일 그룹 법무팀에서 대표님의 법무 대리를 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제는? 갑자기 왜이래요? 내가 제일 갤러리에서 물러났다, 이겁니까!”   “회장님께서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절차를 진행하셔서요.”   “뭐, 뭐라고요? 무슨 근거로? 생모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제명절차에 들어갔다. 갤러리에서의 퇴출은 닥쳐올 태풍에 비하면 한낱 가소로운 나비의 날갯짓에 불과했다. 쓸어 넘긴 머리를 움켜쥐고, 악다문 잇새로 말을 씹어냈다.   “제소할 겁니다! 준비해주세요! 나는 엄연히 제일 그룹의 후계 구도에 이름을 올린….”   “그보다 먼저 해결할 일이 있어 보입니다. 정애라 사망 사건이 타살로 돌아섰습니다. 아직 언론에 터지지는 않았지만, 경찰 쪽 관계자에 의하면, 유력한 용의자로 대표님이 거론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타살…!”   팬트하우스 매니저가 뭉그적거리다 잡히기라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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