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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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쉬어. 무리해서 몸 축내지 말고. 병원 예약 해놨어. 오찬 끝나고 데리러 올게.”   겨우 몇 입 먹은 육회를 다 토해내고, 욱욱 대는 아영의 등을 밤새 토닥여야 했다. 뭐가 잘못된 것인지, 급격히 약해진 몸 상태가 여간 걱정이 되는 게 아니었다. 시키는 대로 가만히 누워 있으면 좋으련만.   “안돼. 이제 막바지 작업이야. 전시회 고작 한 달 남았는데, 누워 있을 때가 아니라니까.”   작업이라고 하면, 무슨 여자가 고집이 쇠심줄 같은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못 당하겠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따라나서는 아영이 걱정돼 찬혁의 얼굴이 내내 우거지상이었다.   “말도 참 더럽게 안 듣지. 전시회는 괜히 한다고 했네. 쯧.”   “무슨 소리! 나 같은 사람한테 그게 얼마나 중요한데. 꼭 해야 한다고.”   “너 같은 사람?”   “지금은 그냥 그림쟁이. 개인전 끝내고 아티스트 박아서 명함 파는 게 소원인 사람. 삶의 질 좀 올려보려고.”   농담처럼 던져보지만, 예술을 한다는 자부심은 생계에 허덕이는 동안 여지없이 무너지기 일쑤였다.   성취 없이 자부심만으로 의식주는 해결되지 않았고, 자부심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자존감은 때때로 먹고사는 일보다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곤 했다.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은, 조금은 과장된 투정이겠으나, 어느 면으로든 자기만족이 충족되지 않는 생활이 절대 행복할 리 없었다.   버티려면 포기가 빨라야 했고, 빠른 포기가 자기만족의 지름길임을 터득한 후부터는 그 결과에 순응했던 삶이라, 제아무리 작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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