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완연한 양평 글램핑장, 대낮처럼 불 밝힌 완만한 산등성이를 느릿느릿 올라가면서도 찬혁은 내내 아영이 걱정스러웠다. “안 힘들어? 안아줄까?” “힘들긴. 다리 운동 되고 좋아. 제대로 된 다리 운동.” 반짝 올려다보며, 아영이 의미심장하게 뜬 눈을 가늘게 떴다. “기껏 단련시켜줬더니. 눈은 왜 흘기지?” 치이. 웃어넘기며, 아영은 꼭 잡은 찬혁의 손을 앞뒤도 가볍게 흔들었다. 이 순간을 꿈꾸며 버텨온 십 년이었지만, 정말로 꿈이 실현될 줄은 몰랐다. “우리 오토바이 타고 여기 왔을 때, 네가 그랬잖아. 여기가 우리 아이들 놀이터라고. 기억나?” “응.” “우리 아이들하고 이렇게 걷고 있다는 게 신기해.” 찬혁의 손이 그때처럼 아영의 손을 힘주어 꼭꼭 쥐여주고, 어깨를 감싸 안았다. 살면서 꿈이란 걸 품어 본 적이 있었던가. 없었다. 그랬던 찬혁이 유일하게 가슴에 품은 한가지가 바로 신아영이라는 존재였다. 누군가를 염원해도 그게 꿈이 된다면, 아영이 그에겐 꿈인 셈이었다. “아이들 놀이터 만들 계획은 언제부터 한 거야?” “네 생일날.” “내 생일? 언제?” 동그랗게 뜬 아영의 눈을 내려다보며 찬혁이 픽 입매를 휘었다. 픽 휘는 저 입술은 언제부터 좋아진 걸까. 아영이 엉뚱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처음 봤던 게 언제지? 아, 맞다. 짝이 되고 며칠 후, 쉬는 시간에 쪽잠 자고 수업 종소리에 눈 떴을 때. 입술 훔쳐보다 걸려놓고, 무안해하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