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앞두고 오전에 올린 기사를 확인한 김 기자가 댓글 수에 입을 떡 벌렸다. 작가의 인성을 비판하는 악성 댓글 사이사이 작품성에 감탄하는 댓글이 간간이 달리더니, 어느 틈엔가 작품이 그 정도 대작이면 작가 인성 건들지 말라는 팬심 강한 댓글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뭐야. 역시 혹평을 달 작품이 아니었다니까. 내일 잡지사로 전화가 쇄도하겠네.” 작가야 어찌 되었건, 갑론을박 논란을 일으킬 화제성 작품을 이용해 한 건 크게 해냈다는 뿌듯함이 일었다. 제일 갤러리 특별전 작가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자이니, 이번 건으로 연말 성과급 올리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겠다 싶은 우쭐함까지 더해 보람차게 퇴근 준비를 했다. 대가로 두둑해진 주머니는 하루의 피로를 날려주기에 충분했다. “김 기자님. 편집장님이 올라오라고 하는데요?” “나를? 지금? 벌써 반응 보셨나?” “그런 것 같진 않던데, 분위기가 왠지 좀…. 아무튼 올라가 보세요.” 말을 모호하게 얼버무리고 수습기자가 야근 도시락을 들고 자리로 총총 사라졌다. 대표실 문을 열자마자 소파 상석에 낯선 남자가 제 방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어리둥절하게 눈을 굴리는데, 편집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날아왔다. 손짓은 목소리보다 더 급해 보였다. “김 기자. 이쪽으로.” “예? 예, 편집장님.” 다리를 꼬고 거만하게 앉아 있는 남자는 표정 하나 없는 얼굴로 무감하게 김 기자를 눈으로 좇았다. 얼마나 대박을 터트렸길래, 편집장도 쩔쩔매는 사람이 나를 찾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