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거 빼고

4241

다시 생각해도 기가 막혔다. 몇 번을 곱씹어봐도 분이 안 풀렸는데, 침침한 라운지, 은은한 조명 아래 우수에 젖은 찬혁의 근사한 자태를 보자 다시 아영에게 열이 뻗쳤다.   ‘뭐 어쩌겠어. 때가 어느 땐데, 무슨 신파도 아니고, 모든 걸 버리고 사랑을 택하겠다는 사람 놓아줄밖에.’   리나는 저만의 멜랑꼴리한 감성에 젖어 자리로 다가갔다.   ‘빌어보든가. 그럼 다시 생각해보고.’   상대가 찬혁인 만큼, 패를 쥔 사람의 당당함을 과시하려 사력을 다하며, 거만한 미소까지 입가에 걸었다.   “오래 기다렸니?”   느리게 돌린 얼굴이 테이블 가에 선 리나를 올려다보았다. 순간 눈동자에 혼란이 일었다. 잘못 본 게 아닌가 두 눈을 의심했지만, 역시 리나다웠다.   ‘웃어?’   일말의 가책도 보이지 않는 여자를 마주하자, 잠재운 악의 화신이 고개를 들었다.   “앉아.”   “고마워.”   냉큼 자리에 앉자, 손부터 흔들었다. 멀찍이 서 있던 매니저가 재빨리 달려왔다.   “한잔할까? 술이 필요한 날일 텐데.”   “얘기 먼저.”   찬혁의 손이 매니저를 돌려보냈다.   빈속에 현기증이 일어 뭐든 들이부어야겠는데, 얼마나 급하면 술집에 와서 술을 나중에 하자고 할까, 회심의 미소가 리나의 입꼬리에 걸렸다. 보아하니 몸이 단 모양인데, 얘기야 하나 마나일 것 같고, 어디 사정하는 꼴이나 보자 심사가 틀렸다.   “그래? 그러지, 뭐. 불러낸 용건이 뭐야?”   “숨어있어서 찾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유종의

신규 회원 꿀혜택 드림
스캔하여 APP 다운로드하기
Facebookexpand_more
  • author-avatar
    작가
  • chap_list목록
  • like선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