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이뻐할 수가 있나

3952

템즈강을 굽어보는 클럽 상그리아 호텔 50층 스위트 룸, 광활한 룸에 걸맞게 널찍한 침대가 룸 중앙에 웅장하게 놓여있고, 그 위를 가득 채우고 있는 찹쌀 쿠션 더미에 폭 파묻힌 아영이 달콤한 잠에 빠져 있었다.   아영의 특별전을 위해 영국에 온 지 일주일째, 시차 적응을 하느라 모든 일과가 아영의 컨디션과 루틴에 맞춰진 지금, 찬혁의 침대 습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제일 먼저 사라진 습관이 바로 아침 운동 나가기 전 반드시 거쳤던 준비 운동 단계였다.   기상 전 다리운동이 사라졌다.   발소리를 죽여 저 혼자 사부작대며 나갈 준비를 마친 찬혁이 침대 곁으로 다가가 찹쌀 쿠션 하나를 살짝 들췄다. 동그랗게 뚫린 구멍 속에 동그란 얼굴이 색색 잘도 자고 있다.   “자식. 잘 자네.”   공기 구멍을 조금 열어놓고, 다시 쿠션을 살짝 덮어주자, 안에서 꼼지락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찬혁의 손이 쿠션을 내려놓던 자세 그대로 정지했다. 잠시의 뒤척임이 끝나고 나서야 까치발을 떼어 놓으며 방을 나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로비로 나가며 찬혁은 검은 야구모자를 눌러썼다. 검은색 저지 트레이닝 팬츠가 길고 탄탄한 하체를 빈틈없이 감싸 걸음마다 허벅지 근육이 불끈 도드라졌다. 지퍼 고리마저 까만 트랙수트를 목까지 단단히 여미고 호텔을 나가자 반가운 얼굴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몰디브에서 새벽에 왔다며. 운동가게?”   “친구 얼굴도 볼 겸.”   공중에서 손을 턱 맞잡고 힘껏 끌어당겨 어깨를 부딪치는 터프한 포옹을 나누고 두 사람은 가벼운 조깅으로

신규 회원 꿀혜택 드림
스캔하여 APP 다운로드하기
Facebookexpand_more
  • author-avatar
    작가
  • chap_list목록
  • like선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