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영 작가님?" 연회장 쪽에서 청담동 사모님의 고상한 억양이 날아왔다. 돌아보기도 전에 심장이 무섭게 철렁 떨어졌다. 그 짧은 찰나의 순간, 아영은 다시 한번 계단 아래를 굽어보았다. 찬혁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헷갈렸다. 그의 존재는 늘 이렇게 감정의 혼선을 일으켰다. 두 개의 도화선을 한 몸에 지닌 시한폭탄 같았다. 있어도 두렵고 없어도 불안한. 아영은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혼란한 심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드디어 실체를 드러낸 윤 여사의 모습에 지레 겁에 질려, 발아래 떨어진 심장이 돌처럼 굳어버렸다. "여기서 이렇게 뵙는군요. 만나서 영광입니다. 신 작가님." "아, 예. 안녕하세요." 노아의 안부를 묻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밀고 올라왔지만, 아영은 일단 도로 삼켜 넣었다. 제 아들을 묵사발로 짓이겨 놓은 남자와 작당해 보도자료까지 만든 여자라고 알고 있을 텐데, 그런 여자가 천연덕스럽게 첫 대면에 아들 안부를 묻는다면, 영화에나 등장할법한, 말 그대로 마피아나 할 짓이 아니겠는가. 아영은 노아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중하기로 했다. "왜 여기에 서 있어요? 기다리는 사람이라도 있나 봐요?" "예…." "누군지 몰라도 많이 늦네요. 안 오려는지.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었거든. 같이 들어갈래요? 혼자 여기서 우두커니 기다리는 것보다는 말동무 있으면 기다리기 좀 낫지 않겠어요? 할 얘기도 있고." "......" 윤 여사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아영의 팔을 감았다. 온화하고 친근한 호의 끝에 쐐기처럼 박아 넣은 ‘할 얘기’ 소리가 온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웠다. 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