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호텔 3층 아영의 작업실이 정리되고, 그 자리에 드디어 신미당 화과자 점이 문을 열었다. 30년 전통과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맛과 풍미로, 모든 게 변치 않은 옛정서와 감성을 간직한 실내장식으로, 문을 열자마자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빠, 이거 마지막 화과자 세튼데 어디에 내다 놓을까?” “어! 이리 내, 이리 내! 아빠가 들게! 무거운 거 들면 큰일 나! 집에서 쉬라니까 뭐 하러 나와서 이런 거 들고 그래! 저기 앉아! 얼른! 앉아있어!” 일손을 돕겠다고 키친과 매장을 오가며 분주한 아영의 손에서 화과자 트레이를 뺏어 들고, 신 사장은 아영을 엉덩이로 밀어댔다. “아냐 아빠. 나 괜찮아.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러지. 너무 좋아서.” “그래, 그래. 대신 우리 딸, 이런 거는 아빠한테 시키고 그냥 가만히 앉아있어! 아빠 일하는 거 구경해. 알겠지, 우리 딸?” 팔에 살갑게 달라붙는 아영의 이마에 이마를 콩 부딪치며 신 사장이 다정하게 웃었다. 백발이 성성하게 헝클어진 머리를 말끔히 정리해 이마 위로 빗어 넘긴 얼굴은 이미 도망자의 그늘을 벗은 후였다. “그나저나 저녁에 연회 있는데,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들어가서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니?” “내가 준비할 게 뭐 있다고. 옷만 갈아입고 가면 되는걸.” “박 서방 봐서라도 그러면 쓰나. 마사지도 받고, 곱게 하고 가야지. 우리 딸이야 이대로도 이쁘지만 말이야. 서두르느라 무리하지 말고, 인제 그만 들어가 봐.” “걱정하지 마, 아빠. 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