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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섶을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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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선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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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삼각관계
임신 상태에서의 탈출
비극
무거운
첫사랑
질병
외로움
영적인
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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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청과의 전쟁으로 어미와 아비를 잃고 기생집으로 팔려가게 된 유정과 과거에 급제해 한양으로 올라온 조유승은 서로를 첫눈에 알아본다. 어릴적 단령가에서 만난 첫사랑. "보고 싶었다 유정. 너 또한 그러하느냐?" " 더이상 나에게서 벗어나지도 달아나지도 말거라." 흔들리는 눈빛으로 말을 이어가던 조유승은 유정의 입술이 아닌 이마에 입을 맞춘다. 자신의 천한 신분때문에 조유승의 짐이 되기 싫었던 유정은 조유승에게 이별을 고한다. "슬픈 사랑이 있다고 믿나요. 도령? 저는 우리사랑이 꼭 그럴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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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에 갇힌 너와 나
"박승조, 자네 이번에 과거시험에 떨어진 거 너무 낙심 말게나. 이번에 자네 기분을 풀어주려 곱디고운 것들을 데려왔네만. 자 들어오너라." 방안으로 곱게 단장을 한 여인네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그 중 벚꽃같은 분홍빛을 띤 볼과 붉은 입술 큰 눈에 갈색 눈동자 화려하게 꾸미지는 않았지만 제법 은은한 향기가 풍겨져 나오는 유정은 그렇게 처음으로 양반자제의 술잔을 따르게 된다. "자, 옆에 앉은 이애는 처음 보는 아이인데.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유정이라 하옵니다." 유정은 차마 떨어지지 않은 입술 마지못해 벌렸다. "유정이라, 내 너의 이름은 기억하마. 어디 네 옆에 앉은 박승조에게 술 한잔 따라보거라" 평온해 보이는 태도와 달리 떨고 있던 유정의 손은 미세하게 흔들려 박승조의 바짓자락에 술을 흘린다. "아니. 이 천하디 천한 것이. 이게 얼마나 값비싼 옷 인줄 아느냐?" 왼쪽 볼에 큰 점이 있는 양반자제가 흥분에 못 이겨 말을 하였다. 순간 유정은 당황하여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 모습을 본 박승조는 유정에게 흥미가 생기게 된다. 요즘 계집과 달리 당황하는 모습에 장난을 걸고 싶어진 박승조는 유정을 시험 해보기 위해 말을 이어간다. "아니다. 이 옷은 비싸긴 하나, 네가 내 품에 안겨 잠시만 있어 준다면, 잠깐의 실수쯤이야 내 눈을 감아주마. 이리오거라" 그 말을 들은 유정은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무서움으로 뒷걸음치듯 뒤로 물려서기 시작한다. 이내 그 모습을 본 박승조는 유정의 팔을 당겨 자신의 품에 안는다. 순간 박승조는 자신의 몸과 맞닿은 유정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잠시만, 이대로 있어 보거라." "싫습니다. 이거 놓아주십시오." 유정은 긴장한 탓에 딱딱한 말투로 말을 이어간다. 긴장한 탓에 몸마저 굳은 유정이 발버둥치기 시작하자 박승조는 그녀의 발버둥을 두 팔로 감싸 안으며 유정의 봉긋한 가슴과 숨결을 느낀다. 발버둥 치는 유정을 제압하기 위해 치마더미 사이에 가려져 있는 유정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 앉자, 박승조는 유정에게서 어릴 적 어미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박승조의 숨이 닿을 듯 안긴 유정은 순간의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박승조를 밀친다. "이거 놓으란 말입니다. 저는 이패기생입니다. 제게 더 이상 무례하게 굴지 마세요." "무례? 이년이 미쳤나?"  옆에 있던 양반자제가 흥분하며 유정에게 손찌검을 하기 위해 팔을 번쩍 위로 치켜든다. 그 순간, 소단가의 현 최고의 기생 '소정'이 들어온다. "아니, 이게 무슨 소란인가 해서 왔더니. 이대감님댁 자제분이 아니십니까. 오랜만에 오셔놓고 이렇게 소란을 피우시면, 소녀 마음이 아파옵니다." 소정의 등장과 더불어 모든 시선은 소정에게 향했다. 소정의 오똑한 코와 날렵한 눈매 왼쪽 밑의 점은 감히 시선을 한눈에 뺏어갈 만한 절세미인이었다. 앵두 같은 입술로 말을 읊조리자, 모든 양반 자제들은 소정에게 시선이 쏠려, 유정은 어느새 잊혀 진 듯 했다. 하지만 박승조는 소정의 존재 따위 느껴지지 못한 채 어느새 유정의 숨결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자신의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혼란스러운 박승조는 이내 자리를 피한다. "나는 이만 가보겠소. 미처 아버지께 인사를 올리지 못한 것 같소." "아니, 박승조 벌써 가는 게요? 아쉽구먼. 내 다음에 들리오리다." 박승조는 문을 나오면서까지 유정의 숨결과 따뜻함을 잊지 못해 곁 눈길로 유정을 바라봤다. 소정이 들어온 뒤로 떨고 있던 유정은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본 소정은 유정을 방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달빛에 아래 호숫가 위에 비친 소정의 그림자는 그날 밤의 공기를 대변하듯 소정의 아름다움이 시리도록 느껴지는 그런 밤이었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을 아래로 내린 채 소정은 말을 이어갔다. "유정 내가 널 아낀다지만, 어찌 너는 본분을 자꾸 잊는 행동을 하느냐. 이곳에 처음 발을 들인 순간 너는 나와 약조를 하지 않았느냐?" 소정의 깊고 낮은 목소리에 유정은 자신의 섣부른 행동이 생각이나 고개를 숙였다. "약조를 어찌 잊겠습니까. 항상 저를 도와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허나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춤을 추러 온 것입니다. 남정네들 품에 안겨 술을 따르는 일은.." 그 순간 바람이 불었다. 길고 풍성한 유정의 머리는 바람에 따라 흩날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소정은 처음 유정을 봤을 때가 생각한다. 분명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행색이 초라했지만, 유정만의 특유한 분위기에 기가 눌러졌던 기억이 스쳐지나가면서 소정은 유정에게 알 수 없는 질투감이 들었다. 이에 소정은 유정에게 더 차가워진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춤을 추고 싶다하였지? 소단가에 내려오진 춤을 배우고 싶다하였지 않았느냐? 그럼 먼저 술부터 따라야 할 것이다. 너라고 천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소정은 그렇게 밤기운의 알싸한 분위기를 풍기며 사라졌다. 소정의 뒷모습을 보며 유정은 자신의 처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소정 말이 맞아 어찌됐든 나는 기생이다. 우선 쌀 한 동냥이라도 얻어야해. 어머니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어찌해야합니까." 어머니 아버지와 나눴던 즐거운 추억이 그리워진 유정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던 유정과 유일한 동갑내기 '서향'이 유정에게 다가온다. "유정, 밤공기도 차가운데 오늘은 어서 들어가서 잠을 청하자." 서향은 유정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서향은 뛰어난 미인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한 이목구비와 그녀만의 강단이 있었다. 그러한 모습은 유정에게 작은 힘이 되었다. 달빛이 나무아래 걸린 침상에 누워 있는 박승조는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아까 그런 천한계집애에게 가슴이 두근거리다니. 그냥 잠시 계집애의 몸이 그리워서 그랬을 것이다. 내가 그리 천한 것에게. 그 아이를 다시 안아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아. 깊은 밤이구나. 내일 나의 벗 '조유승'과의 아침사냥을 하기 위해선 잠에 들어야 하는데.' 박승조는 유정의 봉긋한 가슴과 가느다란 허리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 감정에 휩싸였다. 다른 계집애에게서 느껴보지 못한 어미의 따뜻함이 묻어 있는 유정을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몸이 경직되며 자신도 모르게 숨을 가파르게 내뱉었다. 이에 박승조는 그녀의 앞섶을 풀날을 기약하며 유정의 향기에 점점 빠져들고, 훗날 자신으로 인해 다가올 시련을 그때는 알지 못하였다. 그 시각, 유정은 깊은 잠에 빠져 꿈속을 헤맨다. "아버지를 데러가지 마세요. 어머니와 저는 이제 어찌합니까. 아버지 가지마세요. 아버지!" 헝클어진 머리와 눈썹이 아래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제각기 다른 방향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유정의 아비는 처절해보였다. 양팔이 모두 병사들의 손에 묶여 질질 끌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구해줄 사람 없이 유정의 마을 '단령'에의 모든 남정네들을 추포하고 있었다. "저희 아버지는 잘못한 게 없사옵니다.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저희 아비를 풀어주세요. 아버지, 아버지!!" 유정이 잠을 자며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을 본 서향은 유정을 흔들어 깨운다. "유정, 안 좋은 꿈을 꾼 게야?" 꿈에서 깬 유정의 오른쪽 볼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온몸에는 식은땀으로 젖어 마냥 시냇가에 들어갔다 온 사람 같았다. 생생한 꿈에 감정이 휩싸인 유정은 쉽게 말을 이어가지 못하였다. 다만 서향의 팔을 부둥켜안고 그렇게 한동안 누워있었다. "서향,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 "아직 입춘 초입이니 너무 오랫동안 있지는 마" "응 다녀올게." 서향의 눈에 유정의 뒷모습이 순간 안타까워 보일 때가 있었지만, 간혹 꾸는 꿈으로 인해 슬퍼하는 모습에 혹여나 유정이 잘못된 선택을 할 것 같아 보였다. 마당으로 나온 유정은 하늘에 떠있는 달을 바라본다. 달은 차가움이 느껴질 만큼 자태를 내뿜고 있었지만 누군가 봐주지 않으면 보지 못할 아름다움을 내비치고 있었다. 마치 유정처럼. "달이 밝구나. 정말." 유정은 서글픔을 알아 달라 애원하듯 왼팔을 달을 향해 뻗었다. 이에 오른팔은 두 번 동그랗게 휘감아 왼팔을 향해 뻗어 자신의 아픔을 달에게 호소한다. 두 팔을 하늘을 향해 올린다음 그 자리에서 두 바퀴 제자리를 돌아 오른팔을 내려 왼쪽으로 성큼 걸은 후 내린 오른팔로 치맛자락을 잡아 살짝 걷어 올리는 모습은 춤을 한두번 춘 솜씨가 아니었다. 이때 변소 쪽에서 춤을 추고 있는 유정을 숨죽여 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홍초'였다. 홍초는 유정과 소단가에 같은 시기에 들어온 계집애로 유정보다 한살 어렸다. 작은 키에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었지만 제법 오똑한 코를 가졌다. 처음 유정과 만날 때부터 홍초는 자신보다 주목을 받는 유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유정을 아니꼽게 생각하던 중 새벽에 춤을 추는 유정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쳐다본다. '항상, 이리피하고 저리피하고 얄미운 년, 내 언제 너를 혼꾸녕 내줄 것이다.' 달빛아래 흩날리는 벚꽃 잎처럼 가녀린 춤을 추고난후 유정은 어릴 적 만난 '조유승'도령을 떠올린다. 그를 생각하는 유정의 눈동자에 달빛의 기운이 비춰 차갑지만 투명한 그리움이 서려 유정의 갈색 눈동자를 더욱 빛나보였다. ******** "저리 비켜라 내가 먼저 깨울 것이다." "이년이 너나 비키지 못할까." 조대감댁의 아침은 어느 날과 다름없이 시끌벅적했다. 닭의 울음소리보다도 먼저 조유승 도령을 깨우러 가겠다는 여종들의 다툼으로 여김 없이 하루가 시작되었다. "쯧쯧. 아니 너희들은 아침부터 그리 조유승이 보고싶은게냐 그렇다면 내 너희의 다툼을 멈출 방도를 안다." 이에 박승조의 말을 들은 여종들이 대답한다.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머리위에 있는 삿갓의 끝을 한번만지며 자신의 콧대를 높이 들고 박승조는 장난어린 눈망울로 여종들을 바라본다. "그 방도는 말이지. 이리 오거라 내 얼굴을 실컷 보여주마." 제법 사내답게 생긴 박승조의 얼굴이 계집종들에게 들이밀듯 가까워지자 계집종들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엄마야!" 이에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조유승이 방문을 나온다. "아침부터 왜이리. 소란스러운지. 박승조 자네 왔는가." 새하얀 피부, 앵두 같은 입술, 오똑한코에 제법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인네처럼 꾸며놓으면 여인네로 알아볼 정도로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이었다. 그의 훤칠한 키와 넓적한 어깨가 그의 존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자네는 아침에 봐도 인물이 훤하구먼. 아침부터 시끄러운 이유를 알겠어. 자네 오늘 아침에 사냥을 가기로 한 것을 잊지 않았지?" "아! 맞다 우리 오늘 사냥을 하러 가기로 하였지." 인물이 훤칠한 조유승에게도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그는 잘 까먹는다. 물건도 잘 잃어버리고 덤벙거리기 일쑤였다. "내 자네가 그럴 줄 알고 이리 아침부터 온 걸세. 늦지 않았으니 채비를 하게." "승조 자네는 역시. 고맙네. 잠시만 기다려주게나." 그렇게 채비를 마친 조유승과 박승조는 사냥터로 말을 타고 가며 이야기를 하였다. "혹 자네 또 그 꿈을 꾸었는가?" 박승조가 하루사이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는 조유승에게 물었다. "어떻게 알았는가. 역시 오랜 동무는 내 말하지 않아도 다알아주는구려. 어제 또 그 아이가 꿈에 나왔네. 요즘 따라 그 아이가 자주 꿈에 나오는 게 마음이 좋지 않네. 혹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지 걱정이 된다네." 말을 듣고 있던 박승조는 풋내기 사내를 보듯 조유승을 바라보았다. "자네는 아직도 그 아이를 잊지 못하였는가? 언제 적 일인 것을 그 아이는 벌써 엄한 사내놈에게 시집을 갔을지도 모르네." "그러겠지 아마. 과거를 급제한 후 그 아이를 보겠다는 것은 내 욕심이거늘. 이제 와서 그 아이를 찾는 것은 너무 늦었겠지 승조? 그 아이가 다른 이의 아녀자가 되었을까 두려워 찾아가기가 망설여지네." 그 아이를 생각하는 조유승의 마음이 깊은 것은 알지만, 어린 시절의 풋사랑이라 생각한 박승조는 대수롭지 않은 듯 화제를 돌렸다. "유승. 자네 내 말 좀 들어보게나. 나도 자네만큼 누군가가 생각나는 이가 생겼다네!" "자네가? 자네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사로잡은 이가 누구인지 참으로 궁금하구려. 어디서 만난 여인인가?" "소단가에서 만난 기생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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